복잡한 삼각관계 : 금리, 주가, 환율

돈의 규칙 2008. 8. 25. 21:02 Posted by 행운나누기
반응형
복잡한 삼각관계 : 금리, 주가, 환율

금리, 주가, 환율 세가지는 경제신문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다뤄지는 뉴스거리 입니다. 금리, 주가, 환율의 움직임이 경제의 흐름과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상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금리, 주가, 환율을 흔히 3대 경제 지표라고 합니다. 이 세 지표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는 여간 복잡하지 않습니다. 서로 맞물려서 때로는 같은 방향으로 때로는 반대 방향으로 하나의 지표가 움직일 때마다 나머지 두개의 지표도 영향을 받아 변하니까요. 도대체 금리, 주가, 환율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제부터 그들 간에 복잡하게 얽힌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금리와 주가는 반비례관계

보통 금리는 주가나 환율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내리고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주가는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변하면서 주식시장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한편으로는 금리의 움직임이 주가의 기본인 기업가치를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우선 금리가 주식시장의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는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주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달라지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금리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행동합니다. 그러니까 금리가 어떻게 변하는 지에 따라 은행에 예금을 할 지 아니면 주식에 투자할까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에서 주는 예금이자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의 돈들은 은행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몰려 듭니다. 그럼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겠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은행 예금에 붙는 이자가 늘어나니까 주식시장에 있던 돈들이 은행으로 몰리게 됩니다. 아무래도 금리가 높으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불확실한 주식에 투자하기 보다는 은행에서 주는 이자로 안전하게 돈을 불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요. 이렇게 되면 자연히 주가는 내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금리를 주가와 반비례 관계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또 금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리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줄어들어서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가 전보다 수월해 집니다. 또 자금사정이 좋아지면서 기업은 상품 생산과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럼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그만큼 이익도 늘어 납니다. 이렇게 기업이 장사를 잘하고 이익을 많이 내면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는 당연히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부담이 늘어나서 이익이 줄어 들 수 밖에 없겠죠. 또 자금사정이 나빠져서 필요한 투자를 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이렇게 되면 장사가 잘 되지 않고 이익을 내기도 힘들어 집니다. 그럼 기업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주가 역시 내릴 수 밖에 없는 거죠.

금리와 환율의 움직임은 반대방향

다음은 금리와 환율의 관계입니다. 금리를 낮추면 환율은 일반적으로 높아집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환율은 ‘두 나라 화폐의 교환비율’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외국 돈으로 표시한 원화의 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게 됩니다. 즉 외환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원화의 가격이 상승(환율 하락)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원화의 가격이 하락(환율 상승)합니다.

이제 금리가 어떻게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가 살펴보죠. 만약 우리나라가 금리를 많이 올려 다른 나라보다 금리수준이 훨씬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요즘처럼 세계화시대에 금방 다른 나라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되겠죠. 그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은행에 예금을 하기위해 몰려들 것입니다. 똑 같은 돈을 맡겨도 훨씬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즉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자기나라와의 금리 차이만큼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나라 은행에 예금을 하려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 자연히 외환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우리나라 은행에 예금을 하는데 자기나라 돈으로 할 수는 없으니까 먼저 갖고 온 자기나라 돈(외화)을 원화로 바꾼 다음 이 돈으로 예금을 해야 할 테니 까요. 이렇게 원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원화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환율은 떨어지게 되는 거죠.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환율은 올라가게 됩니다.

단기적으로 환율과 주가는 반비례관계

그럼 환율과 주가는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환율과 주가는 보통 반대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즉 청개구리처럼 환율이 오르면 주가는 떨어지고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주가는 올라간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처럼 외국인 투자 비중이 큰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환율과 주가의 반비례관계가 나타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즉 환율이 오르면 거의 예외 없이 주가가 떨어지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환율이 오르게 되면 그만큼 투자액의 달러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보게 되므로 주식을 팔아치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져 자연히 주가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갖고 온 자기나라 돈을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을 달러나 자기나라 돈으로 바꿔서 가져가게 됩니다. 그런데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한국에서 아무리 투자를 잘해 돈을 벌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벌어들인 돈을 달러로 바꿨을 때 수익이 남지 않는다면 더 이상 한국에서 투자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환율이 지나치게 많이 오르면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을 떠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외국인이 환율이 달러 당 500원 일 때 100달러를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했다고 해봐요. 즉 100달러를 들여와 50,000원으로 바꾸어 우리나라 주식을 산것이죠. 그런데 한 달 후에 환율이 달러 당 1000원으로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주가에 변동이 없을 경우 이 사람이 주식을 되팔면 50,000원을 받게 됩니다. 주가가 그대로니까 원화로 표시한 투자액은 본전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다시 달러로 바꾸면 이제는 겨우 50달러를 손에 쥐게 됩니다. 즉 이 사람은 환율의 상승으로 인해 앉은 자리에서 고스란히 50달러를 손해 본 셈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게 유리하겠죠. 그래서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럼 주식수요가 줄어들므로 주가는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가만히 앉아서 이득을 보게 됩니다. 외국인들이 산 주식의 가격이 그대로이거나 조금 내려서 손해를 보더라도 원화상승으로 인해 달러로 표시한 투자액은 늘어날 테니까요. 그래서 환율이 하락할 때는 외국인들의 주식투자가 늘어나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율과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즉 환율이 오르면 주가도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율 상승은 경제성장의 절반이상을 수출이 좌우할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제고 시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상승하여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기업가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또 국내 기업의 높은 수익성과 기업가치에 매력을 느낀 외국인들의 투자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서 결국 주식시장의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 주가, 환율은 복잡한 삼각관계

지금까지 금리, 주가, 환율이라는 세가지 경제지표 들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세 지표의 관계가 무슨 수학공식처럼 그대로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에요.

예를 들어 금리와 주가는 반비례가 일반적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습니다. 실제 1990년대 일본에서는 금리와 주가가 함께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었죠. 그 때의 주가와 금리의 움직임을 함께 그려놓은 그래프를 보면 뭐가 금리이고 뭐가 주가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금리와 주가가 보통 반비례 관계임을 이용해서 주가를 올리기 위해 금리를 계속 내렸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전혀 어긋난 결과가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주식보다는 은행 예금에 익숙했던 일본 국민은 “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이자도 낮아져 미래의 소득이 줄었으니 더 많이 저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결국 이런 사람들의 심리로 인해 금리와 주가가 함께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또 앞에서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이익을 기대하는 외국인들의 주식투자가 늘어나 보통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그 말이 아주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말 1000원이 넘던 환율이 요즘은 950원대를 오르내릴 만큼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가가 오르기는커녕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요. 올해 초 14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지수가 1200선으로 급락하고 있으니까요. 왜 그럴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의 환율하락이 수출 주도형인 우리경제와 기업에 미칠 타격을 걱정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위축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외국인들이 환율하락에 따른 투자이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더 걱정하게 되면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 주가, 환율이라는 세가지 경제 지표의 관계는 이렇듯 무수히 많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가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어쩌면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바로 경제라고 하는 거예요! 앞으로도 금리와 주가 그리고 환율이라는 세가지 경제지표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삼각관계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쉬어가는 코너

* 금리와 부동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얼마 전 한국은행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콜)금리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보통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금리가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되겠죠. 그럼 아무래도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되고 자연히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즉 금리와 부동산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금리가 아주 낮을 때는 은행 예금 대신 부동산에 돈이 몰리면서 부동산가격이 너무 많이 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문제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화를 부르기 마련입니다.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죠. 끝없이 오를 것처럼 보이지만 지나치게 오르게 되면 어느 순간 치솟던 부동산 가격이 뚝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꼭 거품이 생겼다가 꺼지는 모양과 비슷하죠. 가끔 뉴스에서 부동산이나 주식가격과 관련하여 “거품이 끼었다” 혹은 “거품이 있다.”라고 표현하는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품이 꺼질 때는 국가경제에 커다란 후유증이 남게 됩니다. 1980년대 말 일본에서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가 거품이 꺼지는 바람에 최근까지 10년 이상 고생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일본에서는 1985~1990년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4배가 넘게 오른 적이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걱정한 일본 정부가 금리를 올린다고 발표하면서 금세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손해를 보았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막대한 부실채권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거품경제가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일본 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고 그 결과 1990년대 내내 경기침체가 이어졌습니다. 이시기를 사람들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거품경제의 후유증이 크고 오래 갔다는 의미입니다.

출처:
복잡한 삼각관계 : 금리, 주가, 환율
http://hi.korcham.net/MultiBoard/frmMultiBoardView.asp?BoardKey=8&BoardCode=003&RecordNo=201
 박철의 금육교육 ABC > 내용보기